퇴사한다고 말했을 때,
예전 같았으면 아쉬웠을지도 모른다.
내가 떠나면 불편해할 사람들,
내가 해오던 일들을 생각하면
마음 한켠이 미련으로 남곤 했으니까.
하지만 이번엔 달랐다.
그 어떤 감정도 남지 않았다.
미련도, 죄책감도, 서운함도.
그냥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.
누군가는 날 붙잡았다.
하지만 그 말 안에는 ‘네가 필요하다’는 진심보다,
‘회사를 굴려야 하니까 그냥 있어줘’라는 계산이 느껴졌다.
급여를 더 주겠다는 말도 없었고,
나라는 사람을 인정하는 마음도 없었다.
그저 싸게 잘 쓰던 인력을 잃기 아쉬워하는 마음뿐이었다.
예전이라면 그런 말에 흔들렸을지도 모른다.
하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.
이 일터는 더 이상 나를 성장시키지 않고,
내 마음을 지키기에도 벅찬 공간이라는 걸.
나는 일 잘하는 사람이고,
경력을 가진 사람이며,
어떤 팀이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다.
그리고 그런 사람은,
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.
그래서 이번엔 망설이지 않았다.
퇴사는, 도망이 아니라 선택이었다.
다시 나를 회복하고,
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기 위한 결심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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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 내가 진짜 원하는 건,
내 가치를 인정해주고,
그만큼의 정당한 급여를 주는 것.
그리고, 법으로 생긴 연차를 눈치 보지 않고 쓰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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